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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감정사례

언론보도

[단독] 法 “홈게이트웨이 미시공, 무조건 하자 아냐”

  • 등록일24-05-21
  • 조회수129

“아파트 월패드에 관련 기능 내장… 하자 제외해야”

법조계 “묻지마 하자소송 주의”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아파트 ‘홈게이트웨이’ 시공 여부를 둘러싼 하자소송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홈게이트웨이를 별도로 시공하지 않았더라도 하자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관련 법령에 따라 홈게이트웨이 기능이 내장된 월패드를 시공했다면 하자 항목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취지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8부(재판장 신용무 부장판사)는 경기도 안산시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시공사인 B건설사 등을 상대로 낸 하자보수보증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하면서 홈게이트웨이 미시공에 대한 하자보수비 3억여원 청구는 기각했다.

 

10개동 1500여세대 규모인 A아파트는 2019년 6월 사용승인을 거쳐 입주가 시작됐다. 하지만 입주민들은 아파트에 누수와 균열 등 하자가 발생했다며 2022년 4월 공용부분 21억여원, 전유부분 18억여원 등 모두 40억여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나섰다.

 

입주민들이 주장한 하자 항목 중에는 홈게이트웨이 미시공도 포함됐다.

 

홈게이트웨이는 각 세대와 아파트 단지의 네트워크망이 서로 접속할 수 있게 하는 장치로, 세대 내에서 사용되는 홈네트워크 기기를 유ㆍ무선으로 연결한다. 지난 2021년 아파트 입주민들의 사생활이 불법 유출되는 ‘월패드 해킹’ 사고로 지능형 홈네트워크 보안 문제가 불거지면서 홈게이트웨이 시공 여부는 하자소송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재판 과정에서는 A아파트에 설치된 월패드가 홈게이트웨이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 KC인증을 산업통상자원부의 인증규정에 따른 기기인증으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B사는 “각 세대에 설치된 월패드는 홈게이트웨이 기능을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KC인증도 받았다”며 하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반면 입주민 측은 “홈게이트웨이 기능에 대한 시험은 한국산업표준(KS)에 따라야 하므로 KC인증을 KS인증과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며 “설치된 월패드가 KS인증에서 요구하는 기능을 갖추지 못해 홈게이트웨이를 대체할 수 없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법원은 “홈게이트웨이 미시공 항목을 하자에서 제외함이 타당하다”며 B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아파트의 각 세대 내 설치된 월패드는 세대망과 단지망을 상호 접속시키는 기능을 포함한 홈게이트웨이 내장형 월패드로서, 홈게이트웨이의 기능을 실질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주택건설기준규정과 홈네트워크 기술기준에 따라 홈게이트웨이를 대체할 수 있는 월패드가 시공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판결했다.

 

옛 홈네트워크 기술기준은 ‘월패드가 홈게이트웨이 기능을 포함하는 경우에는 월패드로 대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었고, 2021년 개정된 홈네트워크 기술기준 역시 ‘홈게이트웨이는 세대단자함에 설치하거나 세대단말기(월패드)에 포함해 설치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월패드의 인증 여부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전파법에 따른 방송통신기자재 등의 적합성 인증은 홈네트워크 기술기준에 따른 기기인증에 해당한다”며 전파법에 따라 국가기술표준원이 발급한 KC인증 역시 산업통상자원부의 인증규정에 따른 기기인증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입주민들이 주장한 하자 항목 가운데 △대피공간 도어체크 미시공 △세대 욕실 벽체 뒤채움 부족시공 △옥상 방수 성능 부족 △단지 내 데크 변형 △소화전함 내 호스걸이 미설치 △도배지 불량 △양변기 불량 등에 대해서도 B사의 주장이 옳다고 보고 하자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바닥 타일 부착강도 부족시공 항목 △조적벽체 시멘트몰탈 두께 부족 △지하주차장 바닥 에폭시 두께 부족시공 △단지 내 석재 건식 붙임 꽂임촉 미시공 △지하층 집수정 펌프 방진이음 미시공 등은 하자가 맞다고 봤다.

 

다만 재판부는 “개별하자 중 시공상 잘못과 자연발생적인 노화현상으로 인한 부분을 엄격히 구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일부 하자의 경우 구분소유자들의 사용ㆍ관리상 잘못과 시공상 과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했거나 확대됐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B사의 손해배상책임을 하자보수비용의 80%로 제한했다.

 

B사를 대리한 법무법인 화인의 사희동 변호사는 “종전에는 아파트 하자소송이 구조물 자체의 하자에 집중됐던 반면, 최근에는 특수 설비라 볼 수 있는 홈게이트웨이 미시공도 하자 항목에 추가되고 있다”며 “이는 입주자들이 전문 하자 진단 업체들로부터 먼저 도움과 견적을 받고 소송을 결심하는 요즘 하자소송의 구조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자 진단 업체들은 새로운 하자를 추가해 예상 보수비를 높이려고 노력하는데, 홈게이트웨이 미시공은 예상 보수비를 높이는 동시에 세대 단자함이나 방재실만 확인하면 되다 보니 발견하기 쉬워 업체들에겐 좋은 추가 항목이 될 수 있다는 게 사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는 “법원 역시 관계 법령과 구체적 사실관계를 면밀히 검토해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다”며 “정확한 검토 없이 하자 항목만을 추가하는 경우, 감정료 등 소송비용만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소송을 준비하는 입주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https://www.dnews.co.kr/uhtml/view.jsp?idxno=202405071457415070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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