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인 감정인의 판단일지라도 감정인에 따라 감정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며 오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감정을 진행하는 과정보다 감정결과에 대하여 보완을 요구하고 다투는 과정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감정보완을 명하거나 감정인을 법원에 출석시켜 신문하는 등으로 제출된 감정결과의 부족한 면을 보태고 채우는 과정을 감정의 보충이라고 한다. 법원이 자유로운 심증에 따라 감정결과의 증거가치를 걱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감정의 보충이 필요하다.
감정서가 제출된 이후 감정결과에 의문이 있거나 모순 · 누락된 사항이 있는 경우, 감정 결과를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 법원은 (통상 당사자의 신청으로) 감정인에게 감정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거나 미비한 사항을 보완하도록 감정보완을 명하게 된다.
감정보완이 필요한 경우는 개별적인 사건의 내용 및 감정결과에 따라 여러 유형이 있을 수 있지만, 주로 감정보완이 많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가) 감정내용에 오류가 있는 경우
감정금액을 산출하면서 그 근거로 제시한 일위대가 등에 기재된 내역에 따른 게산 결과와 최종적인 감정금액이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그 오류를 바로잡아 감정금액을 수정하는 절차가 필요하다(예컨대 하자보수비를 산정함에 있어서 일위대가에 따른 보수비 산정에 오류가 있는 경우, 할증률을 잘못 적용한 경우).
나) 감정결과가 불분명한 경우
감정서를 제출하였으나, 감정결과 내지는 감정의견이 불분명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 당사자 및 재판부가 이해 가능하도록 감정결과를 다시 정리하고 설명하는 감정보완이 필요하다.
다) 감정의 기초가 된 도면이 잘못된 경우
감정서가 제출된 이후 당사자가 감정인이 기초로 삼은 도면이 잘못되었다면서 감정보완을 요구하는 사례가 있다. 감정인이 기초로 삼은 도면과 당사자가 감정보완신청을 하면서 제출한 도면을 비교하여 만약 감정의 기초가 된 도면이 잘못된 경우라면 감정보완이 필요하다.
라) 중요한 감정사항이 누락된 경우
당사자가 신청한 항목 중 일부 항목에 관한 감정결과가 누락된 경우, 누락된 항목에 대한 감정보완을 명하기도 한다.
마) 하자 해당 여부나 하자보수비의 적정성 등에 관한 다툼이 잇는 경우
하자감정에서 감정서가 제출된 이후 특정 항목이 하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당사자들이 다투는 경우가 많다. 감정인이 주관적인 판단만으로 하자 여부를 판단한 경우에는 감정보완이 필요하게 된다. 또한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다른 보수방법을 적용할 경우 보수비용에 큰 차이가 있게 된다면, 감정인에게 비용이 절감되는 보수방법을 적용하였을 경우의 보수비 산정을 요구하면서 감정보완을 명하는 경우도 있다.
바) 사전에 감정사항, 감정자료, 감정조건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감정을 진행한 경우
감정인이 감정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당사자로부터 감정에 필요한 감정자료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거나 전제 조건을 확정하지 못한 채 현장조사를 실시하여 감정서를 제출하였는데, 이후 당사자들이 당초 제출하지 않은 자료 등을 제출하면서 감정보완을 신청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감정보완신청 시 새로 제출한 자료 등이 감정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등 사실인정에 의미를 갖는 것이라면 감정보완을 통하여 감정을 보충하는 것이 필요하다.
감정인은 보완요청을 받은 후 신속하게 감정보완신청에 대한 회신서를 작성하여 답변하여야 한다. 감정보완사항은 대부분 기존 감정결과에 대한 보완이므로 일반적으로 회신을 작성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감정인의 경우 답변을 지연하거나 형식적인 답변만을 반복해 재판 진행에 차질을 주는 경우가 있는데, 명확하게 감정의견을 밝혀 동일한 감정보완신청이 반복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감정인은 당사자가 주장하는 사항을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재판부의 판단에 필요한 전문적 지식을 제공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당사자의 보완신청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답변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특히 보완신청한 당사자의 견해에 따라 기존 감정결과와 다르게 산정하는 경우 감정인은 우선 그 당사자의 견해에 의한 감정결과를 다시 산출하되, 위 당사자의 견해가 타당한지 (즉, 기존 감정결과를 수정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에 관한 의견을 밝히도록 한다.
감정보완은 기존 감정신청사항에 대한 감정결과의 보완으로 새로운 사항에 대한 감정절차인 추가감정과는 구별된다. 하지만 실무상 감정보완신청의 형태를 취하면서 실제로는 추가감정을 신청하는 일이 종종 있다. 감정결과가 나온 후 새로운 감정이 필요하기도 하고, 기존에 미처 신청하지 못한 사항에 대해 감정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실무상 당사자의 감정보완신청과 그에 따른 감정보완으로 서로 모순되거나 불명료한 부분이 해소되거나 명확해지지만, 위와 같은 과정을 통해서도 해결되지 않는 경우 재판장은 감정인을 법원에 출석시켜 감정인을 신문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339조 제1항).
이는 감정서 작성 이전에 감정사항, 전제사실, 시점 등을 확정하기 위한 감정인 신문과는 달리 감정서의 불명확, 불명료한 점을 사후에 보충하기 위한 절차이다.
감정인신문은 일반적으로 감정인의 감정결과에 불복하는 당사자가 신청한다. 당사자가 감정인에 대하여 감정증인(민사소송법 제340조)으로 증인신청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감정결과에 관하여 감정인의 전문지식에 기한 의견을 듣기 위한 것이라면 감정증인으로 신문할 것이 아니라 감정인신문을 하고, 감정인이 감정을 수행하면서 직접 경험한 감정의 전제사실 등을 듣기 위한 것이라면 감정증인으로 증인신문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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