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고 감정 프로세스
1) 약정금액과 계약범위 확인
기성고 감정 과정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세대주택 신축공사 건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자 한다. 원고가 신청한 감정사항은 공사중단 시의 '기성고 비율'과 '기성고 공사대금'을 산정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기성고 감정에 있어서 가장 먼저 확인되어야 할 사항은 바로 '약정금액'의 총액이다. 이 사건의 경우 약정금액은 6억3,000만 원(부가가치세 포함)이다. 계약금은 약정금액의 8%인, 5,000만 원이었고, 기성부분금은 1층 콘크리트 타설 후 16%(1억 원), 3층 콘크맅 타설 후 16%(1억 원), 옥탑 콘크리트 타설 후 28%(2억 8,000만 원), 계단타일 시공 완료 후 16%(1억 원), 준공 후 16%(1억 원)의 비율로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공사연면적은 건축허가를 받은 면적으로 물가변동이나 설계변경으로 인해 연면적이 변경되더라도 공사비 증감은 없다는 특약이 있었다.
2) 물량 산출
약정금액을 확인한 후 바로 이어져야 할 업무는 약정에 의한 '① 계약항목'을 확정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항목 자체를 '② 기시공 부분'과 '③ 미시공 부분'으로 나눌 수 있도록 서식도 같이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감정내역서 양식 자체를 '② 기시공 부분'과 '③ 미시공 부분'으로 구분해 놓으면 그에 맞추어 기성고 비율을 쉽게 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와 같이 기시공 부분과 미시공 부분을 분류하고 나면 아래와 같은 수량산출서식에 공사를 구성하는 각종 비목별 재료 및 물품이나 노무의 수량을 기재한다. 건축공사의 내역항목은 공종별내역서로 작성되므로 수량도 해당 공종의 오나료 여부를 따져서 산출하여야 한다. 현장조사 결과 양 당사자 사이에 특정 부분의 시공 여부를 두고 다툼이 있는 경우 감정인은 시공 관련 서류까지 함께 분석하여 이 부분 수량산출서식을 채워야 한다. 다음은 수량산출 서식의 사례이다.
3) 직접공사비 산출
공사비내역서는 공사비의 상세 내역을 합산하여 기록한 서식이다. 그 내역상의 금액은 계약목적물의 세부 공종에 따라 산출된 수량(계약목적물의 설계서 등에 의해 그 완성에 적합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단위와 방법으로 산출된 공사량을 말한다)에 공종별 단가를 곱하여 산정한다. 이처럼 계약목적물의 시공에 직접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을 직접공사비('순공사비'라고도 한다)라고 말한다. 기성고 감정에서도 먼저 직접공사비를 산출하는데, 기시공 부분에 소요된 공사비, 미시공 부분을 완성하는 데 소요될 공사비를 분리하여 산출하여야 한다. 이때 기성고의 산정기준이 되는 시점은 원칙적으로 공사가 중단된 시점을 기준으로 하나, 이점은 감정기일에 감정인 신문 시나 감정인 신문기일이 지정되지 않은 경우에는 서면으로 재판부에 그 시점을 확정하여 줄 것을 반드시 요청하여야 하며, 시점이 확정되면, 적용되는 단가는 반드시 동일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동일한 단가를 적용하여 이미 오나성된 부분의 공사비와 미시공 부분의 공사비를 산정하여야 한다.
4) 간접비(제경비)
총공사비(공사원가)는 직접공사비와 간접공사비 · 일반관리비 · 이윤 · 공사손해보험료 및 부가가치세(이를 모두 합하여 일반적으로 '간접비'라고 한다)의 합계액이다. 직접공사비 산출이 각각 완료되면 이제 '간접비'를 산정하는 공사원가계산서를 작성하여야 한다. '간접비'는 직접공사비에 '간접비'의 비목별 산출비율을 곱하여 산출한다. 다만 조달청 발주공사의 경우에는 매년 원가계산 제비율 적용기준을 발표하고 있고 그 기준에 의하면 공사규모에 따라 산출비율이 달라질 수 있으니 반드시 확인하여야 한다.
5) 기성고 비율 산정 및 기성고 공사대금 도출
위의 작업이 모두 완료되면 비로소 '기성고 비율'을 산정할 수 있다. 이때 '기성고 비율'은 기시공 부분에 소요된 공사비와 미시공 부분을 완성하는 데 소요될 공사비를 계산한 후, 이 금액의 합계에서 기시공 부분의 소요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산정한다. 기시공 부분에 소요된 공삽와 미시공 부분을 완성하는 데 소요될 공사비를 계산한 후, 이 금액의 합계를 분모로 하고 기시공 부분의 소요 비용을 분자로 하여 산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비율에 약정 금액을 곱하여 '기성고 공사대금'을 산출한다. 이 사건의 경우 '기성고 비율'은 67.93%였다. 약정금액 6억 3,000만 원에 이 '기성고 비율'을 곱하면 4억 2,800만 원이 '기성고 공사대금'으로 산출된다. 이는 기시공 부분에 소요된 공사비 464,763,528원과는 다른 금액이다.
기성고 감정 오류 사례
대법원 판례가 기성고 감정에 관한 감정방법을 명시하고 있으므로, 감정수행에 앞서 감정실무서를 충분히 숙지하고 그 절차와 서식에 따라 감정결과를 도출할 것이 요구된다.
1) 기시공 공사비만 산정하여 기성고 비율을 산정하는 사례
기성고 감정에 있어 가장 대표적인 오류 사례로는 기시공 공사비만을 산정하여 전체약정금액 대비 기성고 비율을 구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기성고비율 공식에 따라 기시공 공사비와 미시공 공사비를 구분하여 산정하여야 하나 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래의 사례는 ㅇㅇㅇ지역의 조합아파트 공사계약 해제로 인한 기성고 감정 결과이다. 이 사건 감정결과를 살펴보면 ① 기성공사금액(\20,488,145,000)만을 구하고 미시공 공사비를 산출하지 않았다. 그리고 ② 위와 같이 구한 기성공사금액과 전체공사금액의 비율로 기성고율(14.5%)을 산정하고 있다. ③ 이렇게 구한 기성고 비율에 약정금액인 전체공사금액을 곱하여 기성공사금액을 산정하니 당초 산정한 기성공사금액(\20,488,145,000)과 동일한 금액으로 회귀해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감정내용은 수급인의 기시공 공사비를 전부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결론적으로 수급인이 필요 이상의 비용을 지출할 경우에도 도급인이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2) 추가공사비 등 타 쟁점을 구분하지 않고 같이 감정한 사례
공사대금이 설계변경에 의해 변경되었다면 설계 및 사양의 변경에 따라 변경된 공사대금에 기성고 비율을 적용하는 방법으로 기성고에 따른 공사비를 산정하여야 한다. 하지만 추가공사의 존부와 범위 자체를 다투고 있을 때는 이 부분을 약정금액에 포함할 수 없다. 별도로 구분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쟁점으로 다루어야 하는 추가공사비를 약정금액에 포함하여 기성고 비율을 구하는 경우가 있다.
아래 사례는 기성고 비율과 추가공사비용을 각각 따로 구하고 있는 감정에서 이를 구분하지 않고 추가공사비를 기성고감정에 포함하여 감정한 사례이다. ① 다투고 있는 쟁점인 추가공사비를 포함하여 전체공사금애긍로 산정하고, ② 기시공 공사비만 산정하여 기성고 비율을 구해 기설고 공사금액을 산출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③ 쟁점에서 전혀 다루고 있지 않은 정부표준품셈의 단가를 적용하여 계약과는 무관한 개념의 비용을 산출하여 또 하나의 기성고 비율을 산출하고 있다.
정리하면 이 감정결과도 기시공 공사비만을 산정하여 전체약정금액 대비 기성고 비율을 구하는 전형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공사비까지 혼동하여 포함한데다 쟁점 외 사안을 인용하여 대안적 개념의 기성고 비율을 제시하고 있어 수차례 감정보완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3) 기성고 비율을 산정하지도 않고 하자감정 등 별도 감정항목을 기성고 감정에 포함하여 임의로 감정한 사례
기성고 감정은 도급계약상 공사대금채권, 하자감정은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것으로서 적용되는 법리가 전혀 다르므로, 감정인은 이를 별개로 구분하여 감정결과를 제시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실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일부 감정인이 이를 혼동하여 한데 섞어 감정하는 사례가 있다.
아래 사례는 기성고 감정과 하자보수비 산정의 두 가지 쟁점이 문제된 사안으로소, 감정인은 두 쟁점에 고나한 사항을 구분하여 감정을 수행하여야 한다. 그런데 그 결과를 살펴보면 ① 기성고 비율은 아예 산정하지도 않고 기시공 공사비만을 산정하였다. 게다가 설계변경의 특약이 없는 추가공사비는 별도로 산정하여야 하는데 약정금액에 같이 포함하고 있다. ② 감정항목 중 하자에 고나한 부분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명확한 근거 없이 기성률 산정 시 반영하였으므로 별도로 산정하지 아니한다고 감정 자체를 누락해 버렸다. 이러한 경우 보완감정이나 재감정을 실시할 수밖에 없어 재판진행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지게 되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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