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최근 공사기간 연장으로 인한 간접비 증액분을 청구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추세인 바, 공사계약 일반조건이 적용되는 계약에서는 동 조건 제26조에 의하여 준공대가의 수령 전에 간접비의 조정신청을 하여야 한다. 그런데 장기계속계약의 경우에는 계약금액 조정신청의 시점이 각 차수별 준공대가 수령 전이어야 하는지, 총괄계약을 기준으로 최종 준공대가 수령 전이면 되는지에 관해 하급심의 판결이 엇갈리고 있어 이를 소개한다.
2. 차수별 준공대가 수령 전에 조정신청을 해야 한다는 판례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5. 1. 선고 2013가합 16669판결의 경우, ①장기계속계약은 공사비 예산이 1년 단위로 편성되기 때문에 연차별(차수별)로 계약을 체결하므로 각 차수별 계약의 독립성을 강하게 인정할 필요가 있고, ②공사계약 일반조건 제22조의 규정에 따르면 계약금액의 조정 사유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로 조정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계약당사자의 상대방에 대한 계약금액 조정신청에 의하여 비로소 이루어지고, 적어도 확정적으로 지급을 마친 기성대가는 당사자의 신뢰보호의 견지에서 계약금액 조정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며(대법원 2006. 9. 14. 선고 2004다28825판결 참조), ③당초에 장기계속계약이었으나 나중에 계속비 계약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하더라도 과거에 종결한 차수별 계약이 부활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점 등을 근거로, 준공대가의 지급이 완료된 차수의 간접비 증액분 지급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와 같은 취지의 판례로는 대전고등법원 2015. 2. 4. 선고 2013나11261판결, 부산고등법원 2013. 5. 21. 선고 2012나6578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3. 11. 12. 선고 2012가합20183판결 등이 있다.
3. 최종 준공대가 수령 전에 조정신청을 하면 된다는 판례
반면, 총괄 계약을 기준으로 최종 준공대가 수령 전 계약금액 조정신청을 하면 된다는 대표적인 판례로서, 서울고등법원 2014. 11. 5. 선고 2013나2020067판결이 있는바, 법원은 ①총괄계약도 전체 공사계약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따라 총 공사대금 및 공사기간 등을 정하는 독립성을 가지는 계약인 점, ②총 공사기간을 연장하는 변경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차수별 계약의 공사기간을 연장하는 변경계약이 체결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 점 등을 들면서, 차수별 계약이 아닌 총괄계약을 기준으로 독자적인 계약금액 조정신청이 가능하다고 판결하였다. 이 사건은 현재 상고되어 대법원 2014다235189로 계류 중에 있다.
4. 결론
이처럼 하급심 판례가 통일되지 않는 경우 명확한 대법원 판례가 나오기 전까지 유사 사건들에서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되는바, 시공사의 입장에서는 일단 각 차수별 준공대가 수령 전 미리 계약금액의 조정신청을 해 둘 필요성이 있고, 나아가 간접비 청구에 있어서는 증액된 공사비가 적정한지, 증액분이 변경계약의 내용에 이미 반영된 것은 아닌지 등에 관하여 추가적인 다툼의 여지가 남아 있으므로, 소송을 제기하기 전 단계부터 전문적인 대응이 필요한 분야라고 하겠다.
정홍식 변호사 (법무법인 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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